이번 미디어법 판결은 소위 '사법정의'라는 것이 죽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런 것이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판결은 헌재와 사법부가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가장 솔직하게 증명한 사건이다.
토론과 합의, 법적 엄정함을 통해 만들어가는 법치주의의 공화국가란 허구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세를 만들 것이냐, 어떻게 헤게모니를 장악할 것이냐, 어떻게 포장할 것이냐다.
2009년 10월 27일 화요일
2009년 10월 24일 토요일
그들의 '진보' 프레임
네이버와 야후의 뉴스 댓글이 이 나라 '수구꼴통' 일반의 프레임을 보여준다면, 네이트와 다음의 뉴스 댓글은 자칭타칭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의 프레임을 보여준다. 그들은 스스로를 대개 '합리적인 보수'에서부터 '중도'를 거쳐 '진보'로 생각하는 정도까지의 부류들의 집합인 것으로 보이며, 정치 관련 기사의 베스트 댓글을 보면 대개 그런 포지션의 사람들이 취한다고들 생각되는 입장이 담긴 주장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이명박을 욕하고, 한나라당을 욕하고, 조중동을 욕하는, 뭐 대충 그 정도.
그런데 그게 참 거시기하단 말이지. 저런 댓글들을 보면 머릿속이 아득해지면서 뭔가 한없이 고독해지는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이명박을 낳은 것은 말이다, 당신들이 적대하는 그 무리들이 아니다. 이명박을 낳은 것은 당신들이다.
2009년 10월 12일 월요일
미국 우익들
사진을 못 찍어 놓은 것이 정말 안타까운데.. 이 학교 캠퍼스 중간 쯤에 이동인구가 정말 많은 광장 비스무리한 것이 있다. 수업을 듣기 위해 자주 지나다니는 곳으로, 지난주 월요일 아침에도 지나는 길이었다. 멀찍이 보니 바닥에 뭔가가 여러개 꽂혀 있다. 다시 보니 성조기다. 조그마한 미니어처로 여러개가 바닥에 꽂혀 있는 것을 보니 아마도 이라크전이나 아프간전 전사자를 상징하는 것인가 보다. 반전 운동에서 저런 국가주의적 상징이 쓰인다는 점은 못내 답답하지만 그래도 뭐 철군하자는 얘긴데, 하며 다가섰더니 엥?
"Over 140 US babies are aborted now." 반전운동은 개뿔. 낙태반대 운동하는 우익들의 설치미술(?)이었다. 오, 심오하여라.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낙태에 반대하는 이유는 그 태아들이 US baby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낙태된 태아는 성조기 하나로 표현된다. 참전 전사자들의 추모공원처럼 조성된 그 미니어처에서 전선(戰線)은 낙태 허용 찬/반 논쟁을 사이로 그어져 있고, 140개의 깃발은 전투에서 전사(!)한 태아 용사들을 기리는 것이다.
정체를 알아차렸을 때 솔직히 공포심이 들어 가까이 다가서기가 어려웠다. 저런 생각을 하는 인간들이 어딘가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자랑스러워하며 감시의 눈길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서였다. 그래도 사진으로 남겨놓아야지 했는데, 안타깝게도 주말이 가까워져 비가 오면서 철수되었다.
그런데 반전운동에서 쓰였던 상징체계를 스리슬쩍 자신들의 것으로 전유하는 미국 우익들의 가공할 능력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17일 팔레스타인 행동의 날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제(토요일)도 작은 집회가 있었다. 미국에서 오랜만에 만난 동기와 함께 집회에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로 갔는데, 어라 뭔가 이상하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집회에 웬 이스라엘 국기가 펄럭이나?
어리둥절하며 살짝 거리를 두고 뒤로 돌아갔더니 이제야 팔레스타인 관련 구호가 쓰여진 피켓들이 보인다. 어찌 된 영문인고 하니, 워낙 어제 집회가 규모가 크지 않고 경찰의 동행 하에 이루어지는 평화집회다보니 동네 유대인 우익들이 총출동한 것이다. 숫자는 적었지만 무슨 질긴 스토커 같은 이 할매 할배들은 계속해서 대오의 앞자리를 빼앗았고, 그러다보니 집회 전체가 이스라엘의 안녕을 기원하는 반테러리즘 행진 비스무리하게 보이게 된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경찰놈들이란 다 똑같아서 이런 모습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상황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한 행진 지도부는 그냥 우익들과 함께 분란 없이 행진하기로 결심한 듯했다. 남의 것을 전유하는 미국 우익들의 집요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팔레스타인 행동의 날을 앞둔 예비 집회. 저 앞에 하얀 피켓의 정체는?

응, "이스라엘은 곧 민주주의"란다. 지독한 놈들.
"Over 140 US babies are aborted now." 반전운동은 개뿔. 낙태반대 운동하는 우익들의 설치미술(?)이었다. 오, 심오하여라. 너무나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낙태에 반대하는 이유는 그 태아들이 US baby이기 때문이고, 그래서 낙태된 태아는 성조기 하나로 표현된다. 참전 전사자들의 추모공원처럼 조성된 그 미니어처에서 전선(戰線)은 낙태 허용 찬/반 논쟁을 사이로 그어져 있고, 140개의 깃발은 전투에서 전사(!)한 태아 용사들을 기리는 것이다.
정체를 알아차렸을 때 솔직히 공포심이 들어 가까이 다가서기가 어려웠다. 저런 생각을 하는 인간들이 어딘가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자랑스러워하며 감시의 눈길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에서였다. 그래도 사진으로 남겨놓아야지 했는데, 안타깝게도 주말이 가까워져 비가 오면서 철수되었다.
그런데 반전운동에서 쓰였던 상징체계를 스리슬쩍 자신들의 것으로 전유하는 미국 우익들의 가공할 능력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별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17일 팔레스타인 행동의 날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걸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제(토요일)도 작은 집회가 있었다. 미국에서 오랜만에 만난 동기와 함께 집회에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로 갔는데, 어라 뭔가 이상하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집회에 웬 이스라엘 국기가 펄럭이나?
어리둥절하며 살짝 거리를 두고 뒤로 돌아갔더니 이제야 팔레스타인 관련 구호가 쓰여진 피켓들이 보인다. 어찌 된 영문인고 하니, 워낙 어제 집회가 규모가 크지 않고 경찰의 동행 하에 이루어지는 평화집회다보니 동네 유대인 우익들이 총출동한 것이다. 숫자는 적었지만 무슨 질긴 스토커 같은 이 할매 할배들은 계속해서 대오의 앞자리를 빼앗았고, 그러다보니 집회 전체가 이스라엘의 안녕을 기원하는 반테러리즘 행진 비스무리하게 보이게 된 것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경찰놈들이란 다 똑같아서 이런 모습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상황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한 행진 지도부는 그냥 우익들과 함께 분란 없이 행진하기로 결심한 듯했다. 남의 것을 전유하는 미국 우익들의 집요함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팔레스타인 행동의 날을 앞둔 예비 집회. 저 앞에 하얀 피켓의 정체는?
응, "이스라엘은 곧 민주주의"란다. 지독한 놈들.
2009년 10월 9일 금요일
오소영 2집 최고의 곡은
나중에 바뀔 수도 있겠지만, 일단 최초 3회 연속 청취 후 내린 판단으로는 6번 트랙 "그만 그말 그만"이었음. 멜론으로 듣다가 딴에는 6번째에 숨어 있는 보석을 발견했다 생각하고 기뻐했으나, 향뮤직 홈페이지 상에는 그게 타이틀곡이라고 되어있군. ㅡㅡ;;; 타이틀곡을 6번째에 싣는 것은 LP로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가?
그만 그 말 그만 promotion video
그만 그 말 그만 promotion video
2009년 10월 5일 월요일
2009년 10월 3일 토요일
Ground Zero
추석 맞이..는 아니고, 여차저차 아는 사람들도 만날 겸, 모 기관의 해외공연도 도울 겸(?) 뉴욕에 와 있는 중이다. 오늘은 아는 사람들과 함께 나름 뉴욕여행(?)을 했다. 사실 이 도시 자체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반나절 돌아다니면 눈이 아플 정도로 공기가 안좋고, 볼거리라곤 대부분 빽빽이 들어찬 건물숲이라 그닥 새로울 것도 없다. 화면으로 보는 것이나 실제로 보는 것이나. 오히려 화면이 더 때깔이 좋을 듯하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2층의 버추얼 라이드 투어를 볼까도 했으나, 본인들도 실제보다 버추얼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전망대 입장가격(18$)의 두 배나 되는 입장료를 받는 것을 보고 양쪽 다 GG쳤다.
아무튼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다름 아닌 그라운드 제로, 9/11로 무너져 내린 무역센터 자리였다. 그게 2001년이었다니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는 긴 세월, 그 자리는 지금 새 건물을 짓겠다고 공사가 진행중이었지만 여전히 잔해 더미를 공사벽으로 막아놓은 것에 불과한 상태였다. 그 옆으로 돌아가니 보이는 9/11 메모리얼 기념관. 한쪽에는 재건에 나선 공사노동자들의 얼굴을 하나씩 모자이크한 사진벽이, 모퉁이를 돌아 다른 쪽에는 진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 얼굴 사진 모자이크와 그들에게 바치는 청동 양각 기념화가 걸려있다. 엄숙한 관람객들과 비스듬히 걸려 있는 성조기. 오오 이곳에 이라크가 있고, 이곳에 관타나모가 있고, 이곳에 이곳 사람들의 그 견고한 ground가 있구나. 누군지 몰라도 이름 참 잘 지었다. 순간 살짝 소름이.
저녁이 다 되어 《Once Upon A time In America》와 《브룩클린의 마지막 비상구》에서 보았던 맨하탄 다리의 그 전경을 보기 위해 어렵사리 브룩클린 다리를 넘었다. 어둑해진 속에 찾은 그 곳의 광경은 과연 노력한 만큼 만족스러웠다.
아무튼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다름 아닌 그라운드 제로, 9/11로 무너져 내린 무역센터 자리였다. 그게 2001년이었다니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는 긴 세월, 그 자리는 지금 새 건물을 짓겠다고 공사가 진행중이었지만 여전히 잔해 더미를 공사벽으로 막아놓은 것에 불과한 상태였다. 그 옆으로 돌아가니 보이는 9/11 메모리얼 기념관. 한쪽에는 재건에 나선 공사노동자들의 얼굴을 하나씩 모자이크한 사진벽이, 모퉁이를 돌아 다른 쪽에는 진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소방관 얼굴 사진 모자이크와 그들에게 바치는 청동 양각 기념화가 걸려있다. 엄숙한 관람객들과 비스듬히 걸려 있는 성조기. 오오 이곳에 이라크가 있고, 이곳에 관타나모가 있고, 이곳에 이곳 사람들의 그 견고한 ground가 있구나. 누군지 몰라도 이름 참 잘 지었다. 순간 살짝 소름이.
저녁이 다 되어 《Once Upon A time In America》와 《브룩클린의 마지막 비상구》에서 보았던 맨하탄 다리의 그 전경을 보기 위해 어렵사리 브룩클린 다리를 넘었다. 어둑해진 속에 찾은 그 곳의 광경은 과연 노력한 만큼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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