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8일 수요일

내 말이!

꼴주사들하고 같은 소리가 내 입에서 나오는게 싫어서 침묵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천인공노할 미제"의 입에서도 같은 소리가 나오네 ㅋ
http://news.nate.com/view/20100908n01281

2010년 9월 6일 월요일

The xx



작년에 데뷔한 영국 밴드라는데 인기가 좋군. 살짝 누벨바그 느낌도 나고.

2010년 8월 31일 화요일

못봐주게 어설프네



프로파간다가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매혹적이기 때문이다.
매혹적이기는커녕 어설프다 못해 조소를 품게 만든다면 당장 그 제작자를 파면해야 할 것이다.
물량으로 승부하면 된다는 발상은 박통 때 공보부 직원들도 하지 않던 직무유기다.
명박이는 당장 연합뉴스 취재부를 어떻게 좀 해라.
못봐주겠다.

이건..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아트잖아..

저 노동조합 조끼입은 아저씨 좀 봐라. 저 외면하는 눈빛 하며, 항문 불편하게 굳이 두개 의자에 걸쳐 앉은 어색함!
반대편 창문에 비치는 빽빽히 끼어 앉은 사람들과, 감히 장관님(!) 옆에 끼어앉지 못해 넓게 비워둔 저 공간적 대비!
무가지로 얼굴 가린 여성은 한쪽 눈만 살짝 걸친 채 이쪽을 훔쳐보고,
창문에는 브레히트적으로 노출된 두 개의 카메라가!

사진기자 예술할려 그러는데 명박이 뭐하냐, 안잡아가고!

2010년 8월 21일 토요일

"말의 밴드" 추천!

뉴올리언즈에서 발견한 밴드인데 찾아보니 올해 새 앨범을 냈고,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컨트리 음악풍이 섞였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살짝 처연한 느낌도 있다. 요즘 즐겨 듣는 중!






그나저나 이번 학기 공연 라인업은 이기팝(Iggy and the Stooges) - 로저 워터스(The Wall 30th anniversary tour) - 벨 앤 세바스찬 - 존 맥러플린(John McLaughlin and the 4th Dimension)!

2010년 7월 24일 토요일

전쟁경제의 신흥 산업 - 탈애굽기

몇 년 전 아프간으로 선교활동을 떠났다가 납치된 사람들에 대한 포스팅을 하면서 돈벌이 수단으로서의 전쟁에 대해 쓴 적이 있다. 그때 나의 논지는 "분쟁 지역에서의 민간인 구호와 의료봉사 활동은 새로운 전쟁의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놓을 수 없는 인도적 가치이기도 하다"는 것이었는데, 이에 더해 요즘 들어 생각하는 것은 "분쟁 지역에서의 민간 외국인 납치는 협상 자금이 오가는 단기적 시장으로서 뿐 아니라 지속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파생상품 시장을 창출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 신흥 산업이란 무엇이냐. 바로 이교도로부터의 탈출기, 21세기판 탈애굽기다. 식민주의의 유구한 전통은 이미 12~13세기 때부터 이교도의 땅을 누비는 견문록과 여행서들로 출판시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창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이제 인터넷에서 클릭질만 몇 번 하면 아마존 오지 탐험도 좌르륵 코스가 나오는 마당에 그저 평범한 견문록으로 시장에서 주목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전쟁의 시대는 이처럼 답보상태에 놓인 출판 시장에도 블루오션을 제시한다.

주체신을 믿는 김씨 왕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나 알라신을 믿는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이나 "건전한" 미합중국의 시민들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지만, 공포는 다른 한편으로 아주 잘 팔리는 상품이기도 하다. 언론인의 본분은 "다른 것 필요 없고 그저 주목받기"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로라 링과 유나 리 씨는 작년 김씨 왕조의 소굴로 직접 잠입하는 글로벌 스펙터클로 클린턴 남편까지 캐스팅에 성공하는 큰 흥행을 거두었는데, 어느덧 우리는 그 두 "기자"분들의 수기를 아마존닷컴에서 주문할 수 있다. 단독 주연이 아닌 더블캐스팅으로 대박 친 것이 못내 아까웠는지 두 사람은 책을 따로 냄으로써 소득을 쪼개는 불쾌함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Somewhere Inside: One Sister's Captivity in North Korea and the Other's Fight to Bring Her Home』, 『The World Is Bigger Now: An American Journalist's Release from Captivity in North Korea . . . A Remarkable Story of Faith, Family, and Forgiveness』). 애초에 김씨왕조의 "미개한" 이교도들도 감히 미합중국의 기자님들을 해할 수는 없었을 터, 저 현명한 두 아시안 아메리칸은 블루오션을 선점하여 올라앉을 돈방석을 찾았다.

이에 질세냐. 하나님의 나라 미합중국을 본보기로 열심히 토착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삽의 민족"에게도 기회는 있다. 다만 이곳은 "유교 자본주의"라 자처하는 "사우스 코리아"이니 로라나 유나처럼 닥치고 알라딘닷컴에 올리지 못하는 불편함은 있다. 유교 역시 이교도의 신앙이니 두고두고 멸시해주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한국 기독교 주식회사의 사업가들은 유교가 만들어놓은 "체면"과 "명분"의 질서를 산업적 기반으로 활용하는 데 성공했다. 필요한 것은 대놓고 상품을 진열대에 올려놓는 일이 아니라, 돈 낼 사람들과 돈 거둘 사람들을 조직하고 "유교적" 질서 속으로 밀어넣는 일이다. 비매품인 아프간 탈출기가 돈 벌어주는 상품이 될 수 있는 바탕도 바로 여기에 있다.

2010년 7월 22일 목요일

은평을 선거

사회당 금민 은평을 후보가 진보신당 서울시당의 공식 지지를 받았다. 아마도 이것은 이번 재보궐 선거로 그치지 않고, 향후의 통합 진보정당 논의에 상당히 큰 바탕이 될 것이다. 진보신당은 이번 결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오른쪽에 있는 민노당 뿐 아니라 왼쪽에도 정당이 하나 더 있다고 최초로 인정한 셈이다. 여기까지 오는데는 김수행, 김세균, 손호철 같은 좌파 교수들과 이갑용 등 진보신당 밖 좌파들의 압박이 컸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는 심상정의 사퇴를 중심으로 한 당내 우파의 커밍아웃과 그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노무현의 자살을 통한 자유주의 우파의 결집과 그들이 '진보'라는 레토릭을 선점하며 만들어낸 반MB전선의 단기적 승리가 있을테고. 정치적 변동이란 것이 얼마간의 필연과 또 얼마간의 우연(이를테면 노무현을 등에 업은 자유주의 우파의 기사회생 같은)이 만들어내는 균형점에서 이루어진다고 요즘은 생각하지만, 아마도 사회당 사람들은 지금쯤 자신들이 만들어낸 결과를 "역사적 필연"으로 설명하고 한껏 고취되어 있을 것이다. 우희종, 우석훈, 최영미 등의 지지유세나 아르바이트생 88인 지지 선언 등 선거운동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사진으로 보이는 선거운동원들은 정말 즐거워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들의 조직노선이 싫어서, 아니 그 조직문화와 필연적(!)으로 맞닿아있는 정치 노선에 회의를 느끼고 결별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그들의 기쁨에 함께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마 그들로서는 20년 넘게 취해온 노선이 사상 처음으로 현실화된 순간일 것이다.

2010년 7월 13일 화요일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미국에서 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편치 않은 관계의 대부분은 아시아계 탓이다. 직장에서 중간관리자가 더 악랄하고, 지주보다 마름이 더 지독하듯이, 명예백인이 되고 싶은 황인종들이 흑인들 대하는 꼴을 보면 참 가당찮다. 그래봤자 현실은 황인종 대부분이 '자영업'자로, 그러니까 자기 돈 끌고 와 퍼다 넣어서 겨우겨우 시민 행세하며 살아가는 데 반해, 흑인들은 엄연히 임노동 위계질서의 한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관공서에서 민원을 상대하는 일이나 건물 출입관리, 대중교통 운전이나 레스토랑의 매니지먼트 등 단순사무직부터 기능직까지의 영역에서 흑인들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그보다 저임금의 서비스 노동의 대부분은 히스패닉이 맡아 하는 구조랄까. 아시아계는 소수의 전문직과 대다수의 자영업, 그나마도 같은 아시아계를 상대하는 자영업이 대부분.

뭐 그건 그렇고. 난 어차피 아시아계 미국인도 아닌 외국인인지라 살짝 관망하는 포지션에 서있는데, 간혹 당혹스러운 일이 생기곤 한다. 관공서의 경비직이나 출입관리직도 대부분 흑인이 맡고 있고, 내가 들락거리는 곳도 거의 90%가 흑인인데, 간혹 이들이 출입자들을 알아서 구분지어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에 기분이 상하곤 한다. 예를 들어 평상시에는 출입카드를 잘 확인 안하는 정문에서 다른 백인 출입자는 그냥 들여보내고 나에게는 카드를 꺼내게 한다든지 하는 일들.. 혹은 대충 몇 주 연속 얼굴을 보다 보면 어느 선에서 생략되는 몇 가지 확인 절차들(특히 그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절차상의 절차들)이 꼭 내 앞에서는 반복되는 경우가 있다. 직감적으로 이 사람들이 아시아계인 나를 더 감시의 대상으로 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기분이 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웃긴건, 그런 상황에 뾰쪽하게 대응하는 나를 대하는 그들의 태도이다. 지난 겨울에 한번, 어제 한번 두번에 걸쳐 거의 똑같은 반응에 황망한 웃음을 짓게 되었는데, 뭔고 하니.. 그 불편한 확인 절차에 날선 말투로 받아치는 내게 매우 순진한 표정으로 "어, 너 이 DVD레코더 어디서 샀니? 이거 컴퓨터 없이도 되는거야? 그거 산 곳 어딘지 알려줄 수 있어?" 이러고 묻는 것이다. 방금 전까지 등록된 일련번호와 허용된 물품을 깐깐하게 확인하던 녀석이 이렇게 순진하게 내 물건에 호기심을 나타내면, 까칠한 반응을 준비하며 굳어있던 표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민망해지면서 허탈하게 웃게 된달까.

어쩌면 그게 그들의 처세술일 수도 있고, 처세술일 정도로 교활해 보이진 않으니 정말 순진한 사람들인 것도 같고. 非백인들에 대한 엄격함은 그들도 어쩔 수 없이 무의식적으로 적응해버린 삶의 방편일지도 모르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