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7일 일요일

간만의 호사

10/15 10/21 11/22


음.. 저 사람들의 공연을 모두 6만원 안팎의 싼 가격에 볼 수 있다니 감격이다.
더구나 레니 공연 빼곤 둘 다 플로어석이라는 거!



2009년 9월 24일 목요일

정보용역업체의 명의사칭

대한민국 특정 정파의 사익(私益)을 위해 오늘도 동분서주하는 용역업체 (주)국가정보원에서 최근 업체 명의를 '대한민국'으로 사칭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공공목적의 세금을 사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바 많은 원성을 받아왔던 이 회사는 그런 특혜시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공익에 준하는 것으로 포장해왔으며, 드디어 스스로를 고용주의 이름으로 참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고용주들은 부조리에 못겨워하며 자신들을 고용주 명단에서 빼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http://wonsoon.com/814 참조). 그런데 이 업체가 진정 악덕 사업자임을 보여주는 사실이 또 한가지 있는데, 이들의 이러한 부당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길이 없다는 점이다. 배상이 청구되더라도 이들이 고용주의 계좌에서 이를 무단 변제할 것임이 명확하여 난감한 상황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오호 통재라.

2009년 9월 19일 토요일

살벌한 미국 의보개혁 논의

TV를 사고 유선 달고 하는게 귀찮아서 MS와 NBC가 공동으로 만든 인터넷 뉴스채널 MSNBC를 주로 보고 있는데, 오늘 본 장면이 상당히 살벌했다. 공화당원들이 오바마의 의보개혁에 대해 토론회 같은걸 하면서 기자들을 초청했는데, 그 자리에 참석한 청중들이 보도하는 카메라 앞으로 와서 기자한테 "너 때문에 토론 내용을 들을 수 없다. 너는 지금 대단히 무례한 짓을 하고 있다. 보도하려면 나가서 해라"며 따지는 것이다. 뭐 짜증날 수 있는 일이지만, 저런 자리에 주최측의 초청으로 온 방송사인데, 그것도 생방으로 전세계에 보도되는 카메라 앞에서 적대감 가득한 표정으로 저렇게 따지는 분위기라니. 세 명이었는데 그 중 둘은 점잖으신 백인 할배들이었고, 한 명은 매우 모범적인 인상의 젊은 백인 여성이었다. 잠깐 MSNBC가 친오바마적인 입장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만, 그래도 생방 중의 저런 살벌함이 낯설긴 마찬가지. 앵커도 화가 나는지, 공식 초청 받은 기자한테 저들이 저럴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며 황당해 하더군.

확실히 한국의 극우들은 미국 극우들과 성향상 동종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에 대해 온갖 속보이는 궤변으로 비난을 가하면서 여론화하는 데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다. 오바마의 의보개혁은 이제 백인들의 자산을 빼돌려 게으른 유색인종들에게 특혜를 주는 "백인 착취"이고, 그래서 그들에게 오바마는 "사회주의자"를 넘어서 "나치"에 가깝다. 이건 뭐, 종부세를 두고 "세금폭탄"이라느니 "좌파 빨갱이 정책"이라느니 떠들었던 어느 떨거지들과 똑같은 어법 아닌가. 알다시피 그 "세금폭탄"을 수거한 후에 소득공제, 부가세, 수도전기세, 사회보장예산 등등의 영역에서 증세와 예산감면으로 깔아놓은 세금지뢰밭에 대해 그들은 모르쇠다. MSNBC 기자의 "무례함"을 꾸짖는 저 젠틀한 양반들이 자기들의 주장이 관철된 후에 발생할 무례한 일상에 대해 관심조차 없을 것이라는 점도 자명하다.

백인 테크니션이 천재라 불리던 베트남계 리서처를 목졸라 죽인 일에 대해 (단지 용의자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며) 인종적인 문제로 논하는 데에는 그토록 조심스러워 하는 것들이, 어쩌면 저렇게 뻔뻔하게 인종문제를 구호로 만들어내는지 기가 찬다. 한국도 의료민영화 문제가 본격화되면 그 지랄을 하겠지.



덧. 다른 보도를 보니 이런 것도 있다. Birther Movement라고,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난 적 없고 실은 아프리카 태생인데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생기록을 위조했다며 계속 음모론을 펼치는 백인들의 운동. 별의 별 짓을 다하는구나.

2009년 9월 8일 화요일

두 엔터테인먼트 자본의 행보가 보여주는 것

요 근래 문제가 되었던 두 아이돌에 관한 이슈 중 하나가 오늘 파국적인 결말로 치달았다.
두 가지 이슈가 모두 두 아이돌 스타 개인들의 성정에 관한 문제로 환원되어 논란을 빚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최초의 행위자가 그 개인이었건 아니건
이미 여론 속에 들어가고 나서부터의 행위주체는 그들 개인이 아니라 그들의 기획사인 것이 맞다.
개인이 행위 주체로 나서고 싶어도 기획사와 매니저의 관리 속에서 철저하게 걸러질 수밖에 없을테니.

그렇게 봤을 때, 두 사건에 대한 이들 기획사의 대응은 참으로 시사적이다.

표절 논란. 이것은 결국 (문화)자본의 '보편적인' 시장윤리에 관한 것이다.
물론 그들 자본은 자기네 바닥에서 그들 나름의 윤리체계를 만들고 있을테지만,
남의 것을 허락없이 써도 되느냐 아니냐는 그 '바닥' 바깥에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
더구나 피래미 업로더들을 로펌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바로 그 악명 높은 '저작권'의 문제를
문화 자본 스스로가 건드리는 문제라서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뻔뻔하다.
표절이 아니라 '샘플링'과 '인용'과 '오마주'를 오가며 알리바이를 위한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그리고 분명히 내부적으로는 법적분쟁을 막아줄 사후계약을 통해,
누구나 지적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점을 문제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낸다.

반면, 한국비하 논란. 이것은 말하자면 자본의 '특수적인' 시장윤리에 관한 것이다.
자본이 자기네 '바닥'으로 설정한 곳, 그리고 그 바닥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곳에서의 배타적인 윤리체계.
여기서의 윤리는 그 바깥에서의 보편적인 윤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내부의 윤리체계, 이를테면 내셔널리즘이나 남성성에 관련한 민감한 부분들을 건드리면 안된다는,
어찌보면 보편적 윤리와는 거리가 먼, 규율에 가까운 체계인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자신과 아이돌을 분리한다.
여기서 그들 문화자본은 냉혹하다.
게시판에서 비아냥으로 떠돌던 명칭 '외국인 노동자'가 여기서는 정확하게 적용된다.
자본은 위기에 몰려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불필요해진 노동자는 '모두'의 생존을 위해 희생된다.
이로써 그들의 특수한 윤리체계는 강화된다.

이건 어쩌면 한국 사회 전체의 거울이다. 아니 신자유주의 시대 세계의 거울이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