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래 문제가 되었던 두 아이돌에 관한 이슈 중 하나가 오늘 파국적인 결말로 치달았다.
두 가지 이슈가 모두 두 아이돌 스타 개인들의 성정에 관한 문제로 환원되어 논란을 빚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최초의 행위자가 그 개인이었건 아니건
이미 여론 속에 들어가고 나서부터의 행위주체는 그들 개인이 아니라 그들의 기획사인 것이 맞다.
개인이 행위 주체로 나서고 싶어도 기획사와 매니저의 관리 속에서 철저하게 걸러질 수밖에 없을테니.
그렇게 봤을 때, 두 사건에 대한 이들 기획사의 대응은 참으로 시사적이다.
표절 논란. 이것은 결국 (문화)자본의 '보편적인' 시장윤리에 관한 것이다.
물론 그들 자본은 자기네 바닥에서 그들 나름의 윤리체계를 만들고 있을테지만,
남의 것을 허락없이 써도 되느냐 아니냐는 그 '바닥' 바깥에서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
더구나 피래미 업로더들을 로펌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바로 그 악명 높은 '저작권'의 문제를
문화 자본 스스로가 건드리는 문제라서 예민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들은 뻔뻔하다.
표절이 아니라 '샘플링'과 '인용'과 '오마주'를 오가며 알리바이를 위한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
그리고 분명히 내부적으로는 법적분쟁을 막아줄 사후계약을 통해,
누구나 지적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점을 문제가 아닌 것으로 만들어낸다.
반면, 한국비하 논란. 이것은 말하자면 자본의 '특수적인' 시장윤리에 관한 것이다.
자본이 자기네 '바닥'으로 설정한 곳, 그리고 그 바닥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곳에서의 배타적인 윤리체계.
여기서의 윤리는 그 바깥에서의 보편적인 윤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내부의 윤리체계, 이를테면 내셔널리즘이나 남성성에 관련한 민감한 부분들을 건드리면 안된다는,
어찌보면 보편적 윤리와는 거리가 먼, 규율에 가까운 체계인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자신과 아이돌을 분리한다.
여기서 그들 문화자본은 냉혹하다.
게시판에서 비아냥으로 떠돌던 명칭 '외국인 노동자'가 여기서는 정확하게 적용된다.
자본은 위기에 몰려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불필요해진 노동자는 '모두'의 생존을 위해 희생된다.
이로써 그들의 특수한 윤리체계는 강화된다.
이건 어쩌면 한국 사회 전체의 거울이다. 아니 신자유주의 시대 세계의 거울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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