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30일 토요일

나는 네가 도서관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그래 잤다. ㅡㅡ;
한참 자고 눈을 떴더니 누군가 이런 스케치를 놓고 사라졌더라.
저런 정교한 스케치를 하다니 그 사람도 진득히 공부하는 스타일은 아닌 듯.

덧. 그러고보니 오늘로 이제 돌아갈 날이 딱 1년 남았군.

2010년 1월 27일 수요일

지금 돌아가는 꼬락서니

독□영화전□관과 영□미디□센터가 수구들의 손에 접수되었음을 규탄하는 트윗과 한명숙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규탄하는 유시민의 트윗 포워딩을 동일인에게 1시간 간격으로 받았다. 그 사람은 두 '탄압'의 발원지가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뭐, 현상적으로야 그렇지. 아니 어쩌면 그 사람의 세계관에서는 본질적으로도 그런 문제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독□영화'라는 것도 유시민이 말하는 수준의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내에서 정부 지원도 받고 자본의 투자도 받으면서 무럭무럭 자라나야 하는 '시민'적인 가치의 총체라는 그런 세계관. 그래서 결국 싸워서 얻어내야 하는 것은 도로 '그 민주주의'인 것이고. 그걸 넘어서는 민주주의는? 안타깝지만 '고진감래' 등급을 받고 '전□관'에도 걸기 어려운 냉혹한 시장 논리 앞에 제물로 던져져야 한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저 사람 말고도 독□영화판의 다수라면, 나는 명박이와 그 따라지들의 지금 행동을 비판할 생각이 없다. 유시민류의 '그 민주주의'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던 기형식물 같은 '독□영화'라는 이름의 뮤턴트는 어쩌면 정초신의 영화보다 더 해악이 큰 것이었을 테다. 당장 '독□영화인'인 저 트위터가 유시민과 한명숙을 위해 발로 뛰는 것을 보라. 그런 면에서 명박이는 단기적 지향으로는 지능적이지만 장기적 지향으로는 유시민보다 멍청하다.

2010년 1월 26일 화요일

《선덕여왕》에서 《추노》로

선덕의 템포에서 벗어나와 진입하기엔 살짝 적응 안되는 부분이 있었으나 무사히 착륙. 《환상의 커플》과 《내조의 여왕》의 찌질남에서 비극적인 영웅으로 거듭난 오지호의 무게감은 나쁘지 않은데, 그 옆에서 대본 읽는 이다해의 소격효과에 손발이 오글오글. 이요원이 진흙탕에 구르고 똥물에 세수했던 것은 상당 부분 고미실에게 밀려 여왕 이름값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손 치더라도, 웃통 벗은 훈남들 속의 히로인이면 적어도 그 반만큼은 몸을 던져야 하는데 이건 뭐 연기도 못하고 망가지지도 못하니 시트콤이 따로 없다. 선덕에서도 오글남 김유신이 한 역할 했다만, 적어도 그 오글거림은 배역에 대한 충실함에서 나온 것이니 배우 탓은 아니지.
그건 그렇고 《추노》가 하층계급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이라는 해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여전히 이 드라마를 끌어가는 중심서사는 왕조와 그 속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 있으니. 아직 《다모》를 넘지는 못했다. 공형진이 어떻게 되나 봐야겠지.

2010년 1월 19일 화요일

Mount Vernon, 인종주의 국가의 원풍경

어제 어떤 선생님의 부탁으로 찍사 노릇을 하기 위해 조지 워싱턴이 죽을 때까지 살던 집인 Mount Vernon과 케네디가 묻혀 있는 국립묘지 1일 여행을 다녀왔다. 마틴 루터 킹 데이라 해서 휴일이라 마침 요즘 출근하는 곳이 쉬는 날이기도 했고. 가기 전에는 조지 워싱턴 집이든 뭐든 별 생각이 없었다. 자기들 초대 대통령 기리는게 얘네들한테야 한국에서 단군 기리는 거랑 비슷한 일일거란 정도의 생각이 있었을 뿐.

그런데 그런 준비 안된 내게 정통으로 한방 먹이는 계기가 있었으니.. "We fight to be free"라는 영화였다. 마운트 버넌은 구조상 Ford사가 만든 오리엔테이션관을 반드시 지나가게 되어 있는데, 워싱턴 생가 미니어처라든가 각종 그림, 도표 등을 지나면 약 200석 규모의 극장이 나온다. 포드가 돈을 대서 그런지 극장이 때깔부터 달랐는데, 안내하는 백인 아주머니가 아주 자랑스럽게 이 fabulous한 영화를 절대 놓치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그래 뭐 시간도 넉넉하겠다, 전공도 전공이겠다 한번 보고 가자 생각하고 자리를 잡았다. 단체 관람 온 것으로 보이는 애들이 가득 자리를 채우고 있어서인지 살짝 어수선하다고 둘러보는 와중에 영화가 시작한다. 오우 포드가 돈을 대서 그런지 교육영화 주제에 기름기가 좔좔 흐른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의 전투병 의상 하며 상류층 여성들의 화려한 코스튬 하며. 워싱턴과 훗날 영부인이 될 마사가 처음 만나는 장면도 무슨 상층 가문의 파티 같은 곳인 듯 했다. "인디안 죽여본 적 있어요?" 뭐라? 마사 집안의 어린애 하나가 워싱턴에게 당돌하게 질문을 하네. 워싱턴 머뭇거리고 마사가 애한테 뭐라고 한다. 아하 나름 그 당시 분위기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인가보다 생각했다.

사실 전쟁 얘기가 드문드문 나올 때도 뭐 뻔한 영국영화식 전쟁 묘사가 나올거라 안이하게 생각했다. Revolutionary War라니 당연히 영국군과의 전투가 나올거라 생각했고. 그런데 갑자기 매복해 있던 우르크하이와 오크족이 등장한다. 그 흔한 깃털 모자도 안썼다. 코와 귀에 온갖 피어싱을 한 독기서린 눈을 가진 그들. 아놔, 진짜 인디언과 전투가 나올줄이야. 이건 반세기 전에 수정된 진부한 코드 아니더냐. ㅡㅡ; 감히 사령관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이 짐승 같은 것들의 공격에 우리 워싱턴 장군의 눈이 이글거린다. 세상에, 그 '짐승'들과의 전투가 이 영화가 묘사하는 레볼루셔너리한 전쟁의 전부다. "이 땅은 우리 땅이니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며 식민군대에 대항할 것을 선동하면서 정작 살육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 땅 숲속에 숨어 사는 우르크하이들이다. 하긴 같은 백인들끼리 싸우며 피 흘리는 모습보다야, 음침한 인상에 괴상한 장식을 한 숲속의 우르크하이들과 싸우는게 더 스펙터클하겠지.

영화가 놀라운 것이 아니라, 2010년 정초에 그런 영화를 자랑스럽게 교육용이랍시고 틀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불이 켜지고 문득 단체 관람온 애들을 다시 둘러보니 알 만하다. 스물에서 서른 남짓 되는 애들 중에 흑인 하나, 아시아계 하나, 나머지는 모두 백인들이다. 어디 급이 좀 높은 사립 고등학교에서 왔나보지. 마틴 루터 킹의 날에 저런 영화를 보는 그 흑인 아이는 뭘 생각하고 있을까? 마운트 버넌 투어 코스 막바지에 워싱턴 묘비가 있고, 그 옆으로 워싱턴 가문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들을 기리는 비석으로 가는 길이 있다. 초딩들을 인솔한 교사가 워싱턴을 기리는 의식을 진행한다. 옆길로는 가지 않는다. 그게 코스의 마지막이다.

《아바타》로 수정주의 사관을 백날 향유하면 뭐하나. 이 국가의 시원이 되는 장소는 여전히 누구와 싸워 누구로부터 쟁취한 나라인지 매우 솔직하고 당당하게 기념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아바타》의 남자 주인공과 워싱턴이 참 닮았다. 10개의 방에 끊임 없이 손님을 들이며 영부인의 모범을 보였다는 마사와 네이리티는 또 왜 저렇게 닮았을까.

문제의 영화 "We fight to be free"

Mount Vernon Ford Orientation Center

워싱턴이 살던 집
워싱턴 묘역 앞에서 꼬맹이들에게 묵념을 시키는 선생들

아무도 가지 않는 노예기념비 앞

오랜만에 King Diamond



도대체 미국에는 교민, 유학생 할 것 없이 왜 이렇게 기독교인이 많은 것일까?
잠시 머무르는 하숙집에서 "교회에서 하나님이 직접 느껴지는지" 아닌지에 대해 토론이 붙었다. 어쩌라고 ㅡㅡ;;;;;
아놔 이 집은 왜 방음도 이렇게 안되는 것인지!

그래서 오랜만에 King Diamond를 듣는 중. 볼륨 최대업으로 해놓고 있어도 노트북이라 한계가 있다.
저 사람들은 눈치도 없나 ㅠ

2010년 1월 16일 토요일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한국사회를 한국 사회 바깥에서 비판한다는 행위는 묘한 불편함을 느끼게 만든다.

한국영화를 좋아하고 봉준호와 박찬욱의 영화를 인용하면서 "한국의 판타스틱한 발전"을 말하는 이들에게,
이명박을 말하고 박정희를 말하면서 니들이 생각하는 한국은 원래 이런 나라야, 지금도 이렇게 어이 없어 라고,
봉준호와 박찬욱 영화의 구린 컨텍스트와 김대중, 노무현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말하면서 얘네도 이런 애들이야,
...라고 말하는 것이 내 내면과 그들의 시선 앞에서 만드는 이상하게 불쾌한 긴장감이 있다.

그 불쾌한 감정의 정체를 객관화해서 대면해야 좀 더 솔직하게 비판이라는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2010년 1월 13일 수요일

박家와 이家

요즘 관련된 프로젝트가 있어서 박통 때 건설에 대한 자료를 계속 보는 중인데, 이걸 보면서 느끼는 것은 명박이의 박통 코스프레가 단지 표층적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박가가 고속도로를 했으니 이가가 4대강을 한다"는 도식은 너무 단순하다는 얘기. 어찌 보면 이가에 대한 지식인+a 집단의 태도는 뼛속 깊은 지적 우월감 때문에 그자의 행태를 그저 코믹하고 무식한 흉내내기라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요즘 60년대 신문자료를 보면서 느끼는건 그저 흉내내기라고 하기에는 여론에 대처하는 방식이나 정부 기구가 선전하는 방식이 너무나 닮았다는 점이다. 고속도로도 4대강 못지않게 반대여론이 (그놈들 입장에선) 문제였던 것 같은데, 대처하는 방식이 아주 판박이다. 이렇게 닮는다는건 흉내 낼려고 해서 되는게 아니다. 박가를 그저 멋진 오빠로 생각한다고 나올 수 있는 결과물이 아니란 말이다. 괴벨스 수준의 브레인집단이 매일 아침 전략회의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박통-대갈통-물통의 오랜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스템이 있는 것인지, 쉽게 볼 놈들이 아니다. 프로파간다 연구가 별로 된 것도 없는데, 어쩌면 저렇게 60년대 여론전의 정수를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일까, 거참..
재밌는건 그때 민주당이나 지금 민주당이나 참 무능하고 지리멸렬하다는 것. 이것도 전수 받았나?

포기한 콘서트들

먼저 Yes. 이 노인네들이 아직까지 라이브 투어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감격인데, 하필 같은 날 중요한 일정이 있어서 못가게 되었다. 후회하게 되겠지?

다음으로 Jeff Beck과 Eric Clapton의 조인트 콘서트. 이건 비싸서 도저히 못보겠다. 20만원 가까이 내고도 3층에서 봐야 한다니 말 다했지. 아놔 근데 Yes랑 이 노인네들이랑 네임밸류가 그렇게 많이 차이 나나?

지금 고민 중인 것은 U2공연인데, 원 예매처에서 55달러씩 하던 것은 이미 매진이고 이걸 되파는 사이트들이 95달러씩 받고 있다. 플로어석이라서 일찍 가서 버팅기면 좋은 자리 잡을 수 있긴 한데, 그것도 삭신이 쑤시는 일인지라.. 10만원 가까이 주고 그 짓을 할 생각하니 왜 사서 고생하나 싶고.

암만 생각해도 나는 저 노친네들의 진정한 팬이 아닌가보다.

2010년 1월 1일 금요일

2010년의 시작은 이 분과 함께!



아주 걸쭉하게 보낼 예정.

이 블로그에 방문하시는 몇 안되는 분들께서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보람 있는 한 해 열어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