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7일 월요일

서사가 빈곤해지면 이국을 착취하라: 《섹스 앤 더 시티 2》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섹스 앤 더 시티 2》는 《Sex & the Desert》다. 뉴욕이 나오긴 하지만 이 영화는 뉴욕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런던의 올드미스 브리짓이 결혼하고 할 말 없어지자 태국으로 날아갔듯이, 뉴욕의 前올드미스 캐리는 두바이로 날아간다. 결혼의 중압감으로부터 일시적으로 달아난 세 여자의 얘기는 pc하지만 힘이 없고, 홀로 꼿꼿이 싱글 섹스 라이프를 즐기는 사만다는 과장되다 못해 괴물로 묘사되고 있다. 맨하탄의 복잡한 일상과 의무들 속에서 절제 없이 소비하는 그녀들이 갖던 일말의 도발성은 이국의 낯선 존재들 앞에서의 과시적 소비 속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녀들의 '속깊은 게이친구'들이 결혼하며 시작하는 도입부가 주는 착취의 불쾌감 역시 이국을 착취하는 중반부의 불쾌감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막판에서 캐리든 누구든 돌씽으로 만들며 끝냈다면 조금이나마 만회가 되었겠지만 후반에서마저 갈등 수습과 봉합에 급급한 이 영화는 너무 멀리 갔다.

댓글 4개:

  1. verite님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 2 평을 읽고 아직도 안 본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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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nomen nescio// 허허 그걸 기억해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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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두바이가 아니라 아부다비였던데?! 미쿡은 아부다비에 학교도 세우고, 언니들도 여행가고. 아랍쪽에 엄청 공들이고 있군.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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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헉.. 난 아부다비가 두바이에 있는건줄 알았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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