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금민 은평을 후보가 진보신당 서울시당의 공식 지지를 받았다. 아마도 이것은 이번 재보궐 선거로 그치지 않고, 향후의 통합 진보정당 논의에 상당히 큰 바탕이 될 것이다. 진보신당은 이번 결정을 통해서 자신들의 오른쪽에 있는 민노당 뿐 아니라 왼쪽에도 정당이 하나 더 있다고 최초로 인정한 셈이다. 여기까지 오는데는 김수행, 김세균, 손호철 같은 좌파 교수들과 이갑용 등 진보신당 밖 좌파들의 압박이 컸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변수로는 심상정의 사퇴를 중심으로 한 당내 우파의 커밍아웃과 그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노무현의 자살을 통한 자유주의 우파의 결집과 그들이 '진보'라는 레토릭을 선점하며 만들어낸 반MB전선의 단기적 승리가 있을테고. 정치적 변동이란 것이 얼마간의 필연과 또 얼마간의 우연(이를테면 노무현을 등에 업은 자유주의 우파의 기사회생 같은)이 만들어내는 균형점에서 이루어진다고 요즘은 생각하지만, 아마도 사회당 사람들은 지금쯤 자신들이 만들어낸 결과를 "역사적 필연"으로 설명하고 한껏 고취되어 있을 것이다. 우희종, 우석훈, 최영미 등의 지지유세나 아르바이트생 88인 지지 선언 등 선거운동도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사진으로 보이는 선거운동원들은 정말 즐거워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그들의 조직노선이 싫어서, 아니 그 조직문화와 필연적(!)으로 맞닿아있는 정치 노선에 회의를 느끼고 결별했지만,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그들의 기쁨에 함께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아마 그들로서는 20년 넘게 취해온 노선이 사상 처음으로 현실화된 순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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